Friday, August 9, 2019

두려움을 용기로




두려움을 용기로
병법에 이르기를,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하였고,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는 모두 오늘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너희 여러 장수들이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긴다면, 군율대로 시행하여 작은 일이라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난중일기 亂中日記 중에서)
이것은 1597 8 27-9 16일에 치른 명량해전(鳴梁海戰)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장수들을 모아 놓고 간곡히 일러준 훈령입니다.
조선 수군에겐 몇 척의 함선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300 이상의 함선을 이끌고 쳐들어온 왜군과 맞서 싸운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면서 수군을 버리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장계를 받았건만 이순신 장군은 결단코 거부합니다.
역사를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다시피, 1597년 왜군의 2차 침입 후 칠천량해전에서 원균이 이끈 조선 수군은 160척 중 148척이나 침몰 당한 수모와 패배를 겪습니다. 그런 상황에선 왜군과 싸워 이길 수 없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승리 가능성이 단 1%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미 파괴되고 수몰 당한 배들이 아닌 아직 남아 있는 배들을 직시했습니다. 그에게는 아직 12척이 살아남아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여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치른 첫 전투가 명량해전입니다. 거의 모든 것을 잃고서 치르게 된 전투인 셈입니다. 역적으로 몰려 받은 심한 고문으로 육신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수군은 칠천량의 패전으로 사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어머니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불효자입니다. 숱한 악재 속에서도 오히려 그가 장수들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말이다. 그 용기는 백 배, 천 배의 무서운 용기로 나타날 것이다”(영화 명량에서). 바로 그 용기가 23 23승이란 세계 전쟁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승전기록을 그에게 안겨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겐 두려움이 있습니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염려와 걱정, 실패의 상상력이 불러온 수치와 공포심. 그런데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사실은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은 중요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코자 몸과 마음이 스스로 알아서 준비 중임을 의미합니다. 또한 삶의 아름다움은 두려움 속에서 단단히 여물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과 당당히 마주하는 삶의 적극적 자세입니다.
금주 목요일은 일본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지 74주년째 광복절(光復節)입니다. 요즘 일본의 경제, 정치적 압박이 거세긴 하나, 우리 조국이 현실을 두려워하기보단 두려움을 오히려 용기로 승화시켰으면 싶습니다. 건너편의 아름다움을 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두려움의 장벽을 스스로 넘어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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