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ly 1, 2016

벽을 부수면 된다



벽을 부수면 된다
작년 2월 중순경 교회 주차장과 잔디밭 사이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던 관목들을 잘라냈습니다. 그 이유는 교회 주차장을 들어설 때마다 높다랗게 자라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아름다운 교회와 정원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마치 동화책 속에 나오는 감추어진 신비한 궁궐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교회와 정원을 굳이 가려놓을 이유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철근으로 만들어진 울타리도 이미 설치되어 있는데 굳이 그 곁에 숱한 관목을 또 다시 심어 놓은 이유가 있을까?” 이유가 궁금해 몇몇 분들께 여쭈어 보았으나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유를 찾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예전부터 있었으니까 그렇게 있는 것이란 설명이었습니다.
결국 정원사의 손길을 타지 않고 마구잡이로 자라도록 내버려진 관목들을 과감하게 잘라냈습니다. 그 결과 주차장을 들어서면 아름다운 교회와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교회 정원에서 주차장과 길거리 차들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잔디밭에 마련해 둔 벤치에 앉아 쉬고 있노라면, 시원한 바람이 아무런 막힘도 없이 솔솔 지나갑니다. 정원이 정원으로써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무성한 관목들을 제거한 후 그 자리에 레몬나무, 오렌지나무, 감나무, 대추, 아보카도나무를 심었습니다. 수확한 열매를 나눠 먹기 위함입니다. 조경의 미를 고려해 가능한 난장이류(dwarf)로 선택해 심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키가 자라면, 또 다른 벽이 되지 않도록 알맞은 높이와 너비로 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그 관목들을 잘라냄으로써 얻은 유익 중 유익은 교회를 지역사회로부터 분리시켜 놓고 있는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교회와 지역사회가 온전히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아직은 멀고멀기만 합니다. 하지만 외관적으로나마 교회가 무의식적으로 쌓아 올렸던 벽을 우리 스스로가 헐어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의 벽을 부수면, 그 벽 때문에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바로 그곳을 의미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태동시킬 수도 있습니다. 나와 너 사이에 있는 벽을 헐어냈으면 합니다. 한어회중과 영어회중 사이에 벽을 헐어냈으면 합니다. 교회와 지역사회 사이에 있는 벽을 헐어냈으면 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오는 힘에 의해 벽이 헐리면 그것은 억압이요 탄압이지만 내부에서 스스로 벽을 헐어내면 그것은 갱신을 위한 시도가 됩니다. 곧 강제로 헐릴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헐어낼 것인가에 관한 차이점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 스스로 헐어내고 또 헐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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